독일 연출가 페터 콘비츄니가 현대적으로 연출한 [돈 조반니]에서는 금빛 실내복 가운을 입고 맨발로 돌아다니는 돈 조반니와 항상 반듯한 정장이나 제복 차림으로 등장하는 그 밖의 인물들을 대비시켰습니다. 사회규범과 질서를 거부하고 ‘쾌락의 원칙’에 따라 살아가는 주인공과 어떻게든 그를 길들이려는 시민사회 구성원들의 대립을 상징한 것이죠. 이 공연에서 돈 조반니는 지옥에 떨어지는 대신, 정신병원에 실려가 희극적인 방식으로 거세된 뒤 양복 정장 차림의 평범한 남자로 변신하는,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정말 끔찍한 벌’을 받았습니다. 건전한 상식을 지닌 사회와 그 틀의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개인. 어느 쪽이 더 폭력적인가를 판단하는 일은 관객의 몫입니다.
추천 음반과 영상물 (돈 조반니-레포렐로-돈나 엘비라-돈나 안나-돈 오타비오-체를리나 순)

[음반] 에버하르트 베히터, 주세페 타데이,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 존 서덜랜드, 루이지 알바, 그라치엘라 슈티 등,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1961년 녹음, EMI
[음반] 요하네스 바이써, 로렌초 레가초, 알렉산드라 펜다찬스카, 올가 파시츄니크, 케네스 타버, 임선혜 등, 르네 야콥스 지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및 RIAS 캄머합창단, 2007년 녹음, 아르모니아 문디
[DVD] 로드니 길프리, 라즐로 폴가, 체칠리아 바르톨리, 이자벨 레이, 로베르토 사카, 릴리아나 니키테아누 등,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지휘,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위르겐 플림 연출, 2001년 실황, 아트하우스
[DVD] 토머스 햄프슨, 일데브란도 다르칸젤로, 멜라니 디너, 크리스티네 쉐퍼, 피오트르 베찰라, 이자벨 바이락다리안 등, 다니엘 하딩 지휘,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빈 국립오페라 합창단, 마틴 쿠셰이 연출, 200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Decca(한글자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