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
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
패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
새볔녘의 걸엔 쾅쾅 붕이 울고
밤새껏 바다에서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백석作 '통영2' 中 -

통영의 작은 어촌 ‘연명마을 이야기’

소립자 스프레이 비안개가 마을 전반에 산재해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하늘은 푸르고 햇볕은 쨍쨍하다. 낮은 구릉을 따라 고만고만한 집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곳, 사이사이 좁은 골목들이 차곡이 포개지면 이 골목을 지나 저 골목 끝에 또 다른 시작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 시작의 끝에서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그곳의 바다, 기척에 걸려있는 태양은 그 빛을 고스란히 표면으로 내던지고 생동하는 바다의 기운은 그것을 잔잔히 부셔대니 그걸 바라보는 누군가의 눈이 실로 부셔 참을 수가 없다. 마을은 조용히 바다를 품고 소립자 스프레이 비안개 속으로 바다는 가만히 짠내음을 감춘다.
























경상남도 통영에 가을이 왔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경상남도 남해 통영의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어촌 연명마을, 여름의 끝자락에 다시 찾은 그곳은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 왔다. 스치는 맨살에 작은 소름이 돋는다. 팔이 긴 얇은 옷을 서둘러 덧입는다. 황토색 돌담을 지나 보면 제법 너른 공터에 거대한 가마솥 단지가 까맣게 그을린 아궁이로 우직이 걸쳐 있다. 좀 전까지 분명히 불씨가 남아있던 듯 만져보면 나직이 온기가 전해진다. 한 쪽 길가로 펼쳐진 자리에는 정체모를 나물들이 널찍이 흩어져 있고 처마 끝에 매달린 마늘더미는 그 무게가 참으로 버거워 보인다. 길가 전봇대 아래 두발 달린 자전거가 비스듬히 기대 서있다. 그러면 그 주변으로 싸구려 플라스틱 화분들이 즐비한데 그것의 몸체엔 통영의 옛 지명 ‘충무’가 단단히 아로새겨 있다.






























바람 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 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 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밤새껏 바다에서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 시인 백석이 묘사한 통영의 풍경이 흡사 이곳을 두고 본 것은 아닌 건지 그 길을 걷는 걸음에서 시인의 시어가 곳곳에 차인다. 어슴푸레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바다는 금세 검푸른 빛깔을 넘실거리고 그곳에 정박한 어선들은 내일의 출항을 기다리며 얌전히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멀리 수면 위로 둥둥 떠 있는 그것은 굴이며 전복을 키우는 양식장이라고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할머니 한 분이 알려주신다. 돌아보면 하나 둘 동네 어르신들이 속속들이 모여든다. 어촌의 짠 내음에 익숙해 질 때 까지 그곳 부둣가에 걸터앉아 그분들과 참 많은 이야길 나누었지. 호기심도 많고 거리낌도 없었던 동네 어르신들과의 수다는 고요한 적막에 휩싸인 이 마을에서 그곳만이 유일하게 허락하는 그림 같은 풍경이다.

연명의 밤은 고요하니 유일하게 불 밝힌 그곳에는 아까부터 도란도란 여행자들의 수다가 삼매경이다. 저마다 마련한 거리들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우리니 벌겋게 오르는 취기에 각자의 벽은 자연히 허물어진다. 1인당 소주 1병, 그 이상은 과하단 걸 알기에 여행객들은 군말 없이 규칙을 따른다. 적당히 하고 잠자리에 든다. 불이 꺼지고 완연한 어둠속에 누군가의 코골이가 단잠을 방해한다.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학생들이나 홀로 여행자들이 주로 묵는 이곳 [통영게스트하우스] 좁은 방에 2층 침대 3개가 더욱 비좁게 놓여있다. 기어이 청하지 못한 잠, 마당의 평상에 누워 바라본 하늘을 유난히 까맣고 촘촘히 빛났다.

다시 맞은 연명은 아직 채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이다. 새벽의 활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서호시장은 지척의 중앙시장과 더불어 통영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이다. 서호가 통영의 새벽을 연다면 통영의 오후를 닫는 것은 중앙시장, 통영의 심장 강구안을 끼고 연결된 두 시장을 산책 삼이 쉬이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맛’과 ‘멋’이 공존하는 통영

통영의 시장에는 먹거리들이 넘쳐난다. 도다리, 바다메기, 바닷장어, 볼락, 털게 등 이름만큼 생소한 생선들이 도처에 파닥인다. 통영의 특산품 굴과 멸치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다 지척의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다. 우짜면, 빼떼기죽, 졸복국, 장어국밥, 시락국, 도다리쑥국, 메기탕, 멸치회, 나물비비밥, 꿀빵등 이름만 들어도 그 맛이 궁금해지는 별미들 또한 놓쳐서는 안 될 통영의 맛이다.




‘멋’은 ‘맛’에서 출발하니 금강산도 식후경, 통영의 멋을 즐기러 서호시장의 맛집 ‘원조시락국’집에 들어간다. 시락국은 무청 말린 시래기를 끓인 ‘시래깃국’의 경상도 사투리로 멸치가 아닌 장어 머리를 고아 진한 국물을 내는 이집 시락국이 단연 최고라 한다. 시락국 한 대접을 앞에 두고 ‘꿀꺽’ 저절로 침이 삼켜진다.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주인은 국양념으로 부추, 김, 산초, 청양고추를 넣으라고 알려주신다. 뿌연 국물은 진하고 구수하다.

통영의 옛 지명 ‘충무’를 떠올리게 하는 충무김밥은 1960년대 한려수도 뱃길의 중심에 있던 구 충무시 강구안일대의 배위를 무대로 아주머니들이 김밥을 팔면서 유래되었다. 먼 뱃길에 보관에 용이하도록 밥과 반찬을 따로 한 충무김밥은 원조라 칭해지는 ‘한일김밥’과 대를 이어 그 맛을 유지하고 있는 ‘뚱보할매김밥’이 관광객들에게, 여객터미널 앞에 위치한 ‘풍화김밥’이 현지인들에게 유명하다. 보기엔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충무김밥이지만 또 먹다보면 그 오묘한 차이가 느껴지니 쫀득한 갑오징어의 식감에 각자의 비법을 담은 양념의 고소함이 더해지면 알싸한 석박지와 함께하는 충무김밥은 진정 통영의 별미이다. 서호시장 앞 여객터미널, 소매물도를 비롯한 통영 인근 섬들을 향하는 관광객들의 두 손에 저마다 충무김밥 하나씩이 꼭 들려 있는 까닭이다.

인근 섬 여행을 마치고 찾아간 여객터미널 앞 분소식당은 졸복국으로 유명하다. 졸복(복어의 일종)과 콩나물을 함께 끓인 맑은탕(지리)으로 탕 하나에 손가락만한 졸복이 대여섯 개가 들어있는데 졸복을 따로 건져내 초장에 찍어먹으면 술안주로도 좋다. 통영 이외에서는 맛보기 힘든 음식이므로 먹어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요즘 들어 통영에도 졸복이 점차 귀해져 대부분 ‘복섬’이라는 복어를 가지고 졸복탕이라 불리며 팔리는 실정이다.

멍게비빔밥과 해물뚝배기도 통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인데 통영의 대부분의 맛집이 평준화 된 훌륭한 맛을 보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항남뚝배기가 가장 유명하다.




바닷가에 왔으니 회도 한 접시 먹어야겠다. 통영시내 대부분의 횟집에서 믿을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래도 통영에서 회를 가장 싸게,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당연히 직접 발로 뛰는 것이다. 중앙시장 안의 활어거리에서 직접 횟감을 골라 인근 초당집에 가져가 먹을 수가 있다. 인당 3,000원의 서비스 비용을 받으며 추가시 2~3,000원의 비용이 플러스 된다. 4~5,000원에 매운탕을 끓여준다. 주변에 얼음이 담긴 아이스박스 2~3천원에 구매할 수 있으니 포장해서 야경이 아름다운 통영대교나 석양이 아름다운 달아공원에서 즐겨도 좋겠다. 혹은 숙소에 가져가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나눠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찌집은 통영만의 특별한 술 문화다. 이는 해산물을 안주로 하는 선술집인데 식당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한 테이블(4인)당 3만원인데 기본 소주 2~3병 혹은 맥주 5병에 해산물 안주 10~20가지가 푸짐하게 차려진다. 안주로는 메기탕, 전복죽, 전갱이 구이, 모듬회, 산낚지, 메기알, 멍게, 해삼, 개불, 대하, 가재, 꽁치, 갈치구이 등이 나오고 국으로는 쑥국, 메기국, 조개국, 장어국 등이 계절에 맞게 나온다. 술을 추가로 주문할 때마다(소주 한 병에 만원, 맥주는 한 병에 육천 원) 색다른 안주가 제공되는데 뿔소라, 낙지, 생게탕, 털게, 피조개, 문어 찜 등 통영 해산물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이 나온다. 식당마다 다소 차이는 존재하며 추천식당으로 여객선터미널근처의 명촌식당을 들 수 있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作 '그리움'-



통영 문화 예술 산책

통영의 바다는 시를 품는다. 한 폭의 수채화를 머금고 찰싹거리는 파도가 귓가를 맴돈다. 섬과 바다 육지가 어루러져 장관을 이루는 통영은 예부터 미항 혹은 예항의 도시로 유명했다. 미륵산에서 내려다 본 한려수도를 포함한 통영 8굥,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우도와 등대섬으로 유명한 소매물도를 비롯한 인근의 크고 작은 섬들의 아름다움은 통영의 그런 명성을 더욱 견고히 하며 그것은 통영이란 곳이 청마 유치환, 김상옥, 김춘수, 소설가 박경리, 김용익을 비롯해 작곡가 윤이상, 화가 전혁림 등 굵직한 문화 예술인들을 배철하게끔 한 원동력일 것이다.

통영에 가면 그들의 삶과 예술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청마 문학관, 윤이상 기념관, 전혁림 미술관, 박경리 기념관은 물론 시내 곳곳마다 문인들의 예술과 생이 정류장이며 벽 등에 전시되어 있다. 길을 따라 여객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윤이상 거리>와 <윤이상 기념관>을 찾는다. "나는 귀국하면 내가 그리워하던 고국의 흙을 만지게 됩니다. 그때 흙에 입을 대고 나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의 충성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곳엔 시대가 품지 못한 한 천재 작곡가의 삶이 있다. 그곳을 나서는 발걸음에 쓰라린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까닭이다.



그곳을 나와 화가 <전혁림 미술관>을 향한다. 슬슬 걸어가는 그 길에서 만난 작고 소박한 동네 풍경, 단층의 집들은 소박한 멋을 풍긴다. 길을 따라 걸으면 그 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은 또 다른 선물이며 저 멀리 알록달록 깔끔한 건물이 눈에 띈다. 전혁림, 그의 예술생을 기념하고 보존코자 건립한 기념관이며 그곳에서 일평생 그림만을 그려왔던 노화백의 흔적들을 만날 수가 있다. 노화백의 미완의 작품이라는 통영앞바다. 그의 회고전을 돌아보며 노화백의 그림에 대한 열정, 고향마을 통영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가 있다.

통영시 산양읍 신전리 1429-9번지에 위치한 <박경리 기념관>은 ‘토지’의 작가 박경리를 기념하고 선생의 문학에 끊임없는 영감을 제공한 고향 통영을 소개함으로서 선생의 문학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건립되었다고 한다. 주변 공원과 조화를 이루는 적갈색 벽돌로 지어졌으며 커다란 통유리너머 통영의 바다를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그녀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이 통영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몰락을 이야기 한다.

섬과 바다가 만드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통영, 좁은 골목골목 깊숙한 구석까지 그곳을 사는 사람들의 짠내나는 인생이 깃들어져 있다. 시장의 번잡함을 지나 만나는 해질녘의 강구안은 눈물겹도록 아름답고 통영대교에서 바라본 야경은 눈부시게 화려하다. 함께 나누는 맛은 그보다 더한 멋이 되어 돌아오고 그곳을 살다 간 옛 문화 예술인들의 숨결은 여전히 통영의 거리 곳곳에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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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의 맛있는 대한민국 ② 통영-끝나지 않은 미식탐험 통영

통영항의 중앙시장과 서호시장 골목 사이사이엔 하루가 세 끼뿐이라는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많은 맛집들이 포진해 있다. 줄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이미 유명한 집도 있고, 현지인들만의 비밀스런 단골집도 있다.
(2010-09-01)
글 사진 = TravieWriter 김봉수 / joyposter@yahoo.co.kr



김봉수의 맛있는 대한민국 ② 통영
끝나지 않은 미식탐험 통영

통영항의 중앙시장과 서호시장 골목 사이사이엔 하루가 세 끼뿐이라는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많은 맛집들이 포진해 있다. 줄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이미 유명한 집도 있고, 현지인들만의 비밀스런 단골집도 있다. 통영을 찾은 횟수가 열 번이 될 동안 총 20여 곳 정도의 식당을 가 보았음에도 아직 가보지 못한 집들이 더 많다. 그래서 내겐 아직 끝나지 않은 탐험지이기도 한 곳, 통영의 대표 맛집 10곳을 소개해 본다.

에디터 김영미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김봉수

충무김밥의 원조 뚱보할매 김밥집

통영의 대표음식은 통영의 옛 지명을 딴 ‘충무김밥’이다. 충무김밥은 해방 직후 부산과 여수를 잇던 뱃길의 중간 기착지였던 통영을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판매되던 김밥으로, 변질을 우려해 밥과 찬을 분리하여 만들던 것이 그 시초가 됐다고 전해진다. 통영의 수많은 충무김밥 가게 중 원조격으로 통하는 집이 바로 충무김밥의 대중화를 이끈 ‘어두리’ 할머니로부터 시작해 대를 이어 운영되고 있는 ‘뚱보할매 김밥집’이다. 많은 사람들이 통영에 와서 큰 기대를 안고 원조 충무김밥의 맛을 보려 이집 저집 기웃거려 보지만 그 맛에 실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나 역시도 그랬고, 대부분의 평가가 그랬다. 그저 그런 평범한 맛이지 감동적인 맛은 아니다. 게다가 적은 양에 비싸기까지 하니 좋은 평가가 나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충무김밥은 그 시절 그 사람들의 추억이고, 통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통영의 상징과도 같은 향토 음식이다. 지금도 아이러니한 건, 오래 전 섬을 가기 위해 기다리던 통영여객선터미널 대합실에서 일행들과 함께 쪼그리고 앉아 이쑤시개로 콕콕 찍어 나눠먹던 그때 그 충무 김밥은 정말 맛있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음식의 맛도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은 아닐까?
주소 경남 통영시 중앙동 129-3 전화번호 055-645-2619 추천메뉴 충무김밥 1인분 4,500원

해산물이 푸짐한 통영식 해물뚝배기 항남뚝배기

통영에는 통영만의 방식으로 끓여 내는 독특한 해물탕이 있는데, 일명 해물뚝배기라고 부른다. 손질을 거의 하지 않은 원초적인 모습 그대로의 해물이 뚝배기 그릇에 가득 담겨 식탁 위로 올라온다. 통영항 부근에는 통영 해물뚝배기 집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 비교적 깔끔하고 이름난 식당이 ‘항남뚝배기’다. 이곳은 뚝배기 한가득 오직 해물로만 가득 채우는 것이 특징인데, 재료가 비교적 신선하고 얼큰한 국물 맛이 좋은 편이다. 충무김밥과 마찬가지로 역시나 감동적인 맛은 아니지만, 통영까지 가서 명물 해물뚝배기 한번 못 먹어 보고 오면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니 꼭 한번은 맛보길 권한다.
주소 경남 통영시 무전동 1060-2 전화번호 055-643-4988 추천메뉴 해물뚝배기 2만원부터

통영 최고의 인기 맛집 원조시락국

서호시장 한구석에 전설적인 시락국밥집이 있으니, 그 이름도 유명한 ‘원조시락국’. 장어를 고아낸 육수로 끓여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맛을 내는 시락국과 먹고 싶은 반찬들을 먹고 싶은 만큼 덜어 먹는 뷔페식 반찬 코너, 이 두 가지가 이곳을 인기 맛집으로 만들어 준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겠다. 국물에 밥을 말고 반찬 코너에 준비된 부추와 김가루를 넣고 난 후 기호에 맞게 각종 부재료를 넣어 숟가락으로 휘 저어 한 숟갈 입에 넣으면, 그 명성에 걸맞은 담백하면서도 오묘한 맛을 내어준다. 시장통 음식점 치고는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 할 수 있겠다.
주소 경남 통영시 서호동 177-408 전화번호 055-646-5973 추천메뉴 시락국 4,500원

시장사람들이 즐겨찾는 소박한 백반정식 고향식당

중앙시장은 관광객들을 위한 시장이고, 서호시장은 현지인들을 위한 시장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서호시장에는 외부인들 보다는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맛집이 많다. ‘고향식당’ 역시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식당으로 4,000원이면 시락국, 5,000원이면 된장뚝배기가 메인으로 차려지는 맛깔스러운 가정식 백반을 먹을 수 있는 집이다. 주로 시장사람들이나 뱃사람들이 아침이나 점심으로 이용하는 식당이라 저녁에는 장사를 하지 않는 것이 특징. 해물이 가득한 된장뚝배기는 값비싼 해물뚝배기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주 맛있다.
주소 경상남도 통영시 서호동 177-417 전화번호 055-646-5242 추천메뉴 된장뚝배기 정식 5,000원/ 아침, 점심만 식사 가능

푸짐하고 맛깔난 통영식 한정식집 소라식당

강력히 추천해 주고 싶은 맛집이다. 청마문학관을 지키던 문화유산 해설사가 소개해 준 ‘소라식당’은 아직 외부로는 잘 알려지지 않아 말 그대로 통영에서만 소문난 맛집으로, 7,000원에 푸짐하게 한 상이 차려지는 통영식 한정식집이다. 요일별로 메뉴를 정해 놓고 매일 메뉴가 바뀌지만 가격은 언제나 똑같다. 요일에 관계 없이 항상 나오는 묵은지고등어조림과 쌈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비우기에 충분한데, 국이며 찬이며 모두 손 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마침 찾은 날의 요일 메뉴가 회였는데, 단돈 7,000원에(사실 그땐 6,000원이었다) 적지도 않은 양의 회가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더랬다. 일요일은 무조건 쉬는데 이것만 봐도 관광객들 위주로 장사하는 집이 아님을 여실하게 증명해 준다.
주소 경상남도 통영시 동호동 77-6 전화번호 055-648-8979 추천메뉴 한정식 7,000원/ 일요일은 휴무


우동과 자장의 오묘한 조화 항남우짜

‘우짜’는 우동과 자장면의 합성어로, 이름 그대로 우동과 자장면이 하나가 되는 음식이다. 그렇다고 ‘짬짜면’처럼 한 그릇을 이등분하여 우동 반, 자장면 반 공평하게 나눠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자장면에 우동 국물을 부어 먹는, 우동임과 동시에 자장면이기도 한 독특한 음식이다. 그 맛이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면 무조건 통영으로 가야 한다. 오직 통영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 우짜 하나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항남우짜’의 우짜는 의외로 얼큰하면서도 말로는 표현하기가 힘든 오묘한 맛을 낸다. 통영 근처만 가면 이 우짜가 댕기는 것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음식인 것 같다.
주소 경남 통영시 항남동 239-20 전화번호 055-646-6547 추천메뉴 우짜 3,500원

달콤한 꿀빵의 유혹 오미사 꿀빵

통영에서 유행하고 있는 꿀빵집들 중 예나 지금이나 으뜸으로 손꼽히는 곳은 단 한 곳 ‘오미사 꿀빵’이다. 하루에 딱 정해진 양만 만들어 그것이 다 팔리고 나면 문을 닫는 까닭에 주말이면 문을 연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꿀빵이 다 팔려 문을 닫아 버리는 독특한 곳이다. 한 사람에게 두 통 이상 팔지 않는 판매 방식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꿀빵의 맛을 전하기 위한 오미사의 철학이 배어 있다. 팥을 채워 넣은 도넛에 꿀 대신 물엿을 바르고 그 위로 통깨를 뿌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이 꿀빵은 보기 좋은 만큼이나 맛도 좋다. 혹여나 이곳 꿀빵이 다 팔려 버렸다면,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사장의 아들이 운영 중인 ‘오미사 꿀빵 도남점’을 이용하면 된다.
주소 경남 통영시 항남동 270-21 전화번호 055-645-3230 추천메뉴 꿀빵 10개들이 한통 7,000원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부터 판매시작 | 도남동 분점 전화번호 055-646-3230

유명세만큼이나 맛있는 집 정화순대

중앙시장 순대골목의 유명 맛집 ‘정화순대’의 3대 메뉴를 꼽자면 족발, 순대, 잡채다. 족발에는 막장 외에도 총 세 가지 종류의 특제 소스를 쓰는데, 쫄깃한 육질을 가진 족발 특유의 맛과 향도 일품이지만 이 소스의 맛 또한 훌륭하다. 순대는 고들고들 식감이 뛰어나고, 국물이 흥건한 독특한 잡채 역시나 마무리 음식으로 선택하기에는 그만이다.
주소 경남 통영시 중앙동 69-7 전화번호 055-644-3668 추천메뉴 순대 3000원, 족발 1만5,000원부터, 잡채 3000원 / 매월 2,4주 일요일 휴무

환상적인 두루치기의 맛 돈방석식당

통영시청 공무원들이 회식 때 자주 찾는다는 귀띔으로 찾아간 집. 두루치기를 시켰는데, 식육 전문 식당이라 보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한 상 가득 맛깔난 찬들과 시원한 해물된장뚝배기가 차려졌다. 양념이 잘 밴 돼지고기에 신선한 야채를 곁들여 식탁 위에서 직접 볶아 먹는 두루치기의 맛은 가히 일품이었다. 상위에 올려진 대부분의 음식이 모두 훌륭했다. 지인들에게 여러 번 추천했는데, 그럴 때마다 덕분에 맛있게 잘 먹고 왔다는 칭찬을 들었던 맛집이다.
주소 경남 통영시 도남동 410-4번지 전화번호 055-646-8287 추천메뉴 두루치기 2만원부터

싱싱한 회가 땡긴다면 중앙활어시장 막썰어 회

싱싱하고 저렴한 횟감들이 지천인 통영에서 회를 먹지 않고 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앙시장 활어 코너에 가면 횟감을 파는 할머니들과 흥정을 할 수 있는데, 대개 바구니째 흥정을 한다. 흥정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회를 떠 주는데, 그 회를 가지고 가까운 초장집으로 가서 1인 3,000원의 초장값을 지불하고 편안하게 회를 먹으면 된다. 횟감은 보통 1인당 1만원 정도면 적당한 양이라고 보면 된다.


꼭 추천하고 싶은 통영 여행지

청마문학관, 청마거리, 세병관, 서호시장, 중앙시장, 동피랑 벽화마을, 옻칠미술관, 전혁림 미술관, 해저터널, 통영케이블카, 미륵산 정상, 달아공원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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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4탄 ③ 통영 - 이순신이 사랑한 바다

세계적인 미항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 통영. 그곳엔 문명과 조화를 이룬 그림 같은 바다와 활기찬 사람들이 있다.
(2007-08-01)
글 사진 = TravieWriter 김숙현 / tktt@traveltimes.co.kr



세계적인 미항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 통영. 그곳엔 문명과 조화를 이룬 그림 같은 바다와 활기찬 사람들이 있다. 한산도와 세병관, 충렬사, 착량묘 등 숱한 역사 유적지의 중심에는 조선 수군 최고의 명장 이순신이 자리한다. 백성을 우선시 하는 장군에 효성스런 아들, 자식의 죽음에 목 놓아 울던 아버지이기도 했던 그를, 통영은 다시 한번 기억하라 말하고 있다.

글·사진 Travie writer 김숙현




10 : 00
학익진을 펼친 그곳 한산도

ⓒ트래비
통영 시티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강구안으로 향한다. 정류장에 갈매기, 이충무공, 거북선, 충무대교, 통영의 섬들이 멋지게 디자인된 투어버스가 도착하자 사람들이 속속 모여든다. 대개는 미리 예약을 한 사람들인데, 무작정 시간에 맞춰 나온 사람, 거북선을 보러 왔다 우연히 시티투어 버스를 보고 참가한 사람까지 다양했다.

한산도 선착장에 도착해 해안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15분 정도 걸으면 제승당에 이른다. 대첩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오른쪽에 수루, 왼편에 제승당이 보인다. 수루는 한산도 앞바다를 굽어보는 곳에 있어 경치가 일품이다. “한산 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에 등장하는 수루가 바로 이곳. 일종의 망루로 이순신 장군도 자주 올라 왜적의 동태를 살피곤 했다.

이 충무공이 삼도수군통제사를 제수받아 한산도에 본영을 설치했을 때, 장수들과 작전회의를 하던 운주당을 세우고 임진왜란 중 3년 8개월을 머물렀다고.

학익진 전법을 비롯해 임진왜란과 이 충무공에 대한 얘깃거리가 풍성한 곳이 바로 제승당이다. 시티투어 안내를 맡은 토영마실 길라잡이님의 해박한 지식과 입담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 한산도 유람선 어른 9,000원, 어린이 6,000원. 제승당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300원. 한산도 제승당 055-642-8377

11 : 50 통영운하를 굽어보는 착량묘

한산도에서 나와 다시 버스에 오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통영운하 바로 곁에 차를 세운다. 뒤를 돌아보니 충무대교와 통영대교가 나란히 운하 위에 구름다리처럼 걸려 있다. 가파른 계단을 걸어올라 이른 곳은 착량묘. 이순신을 기리는 사당이라고 하면 충렬사를 먼저 떠올리지만, 통영 사람들에게는 착량묘가 더 친숙하다. 충무공이 마지막 전투에서 숨진 후 통영 주민들이 직접 돈을 모아 통영운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초가를 지어 봄·가을에 추모제와 제사를 지냈다고. 충렬사가 공의 사후 8년 뒤에 세워졌고, 여수 충민사도 사후 3년 뒤에 지은 것임을 볼 때 착량묘는 공을 그리는 백성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착량묘에서 내려오면 바로 옆에 해저터널이 시작된다. 1931년부터 32년까지 1년 4개월에 걸쳐 만든 것으로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다. 해저터널이 놓인 통영운하는 원래 바다가 좁아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이 드러나 섬과 육지가 연결되는 곳이었다. 한산대첩 당시 이순신 장군에게 쫓기던 왜선들이 이곳까지 흘러들어 왔다가 퇴로가 막히자 도망치기 위해 땅을 파헤치고 물길을 뚫었다고 한다. 터널로는 사람들이 다니고, 운하에는 배가 왕래하며, 그 위에 걸린 두 개의 다리로 차들이 오가는 3중 교통로. 게다가 일출, 일몰, 야경이 모두 멋스러운 곳이다.

13 : 45 한강에서 통영으로 옮긴 거북선

ⓒ트래비
강구안 근처에서 멍게유곽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거북선 앞에 모였다. 강구안은 오목하게 생긴 항구 지역으로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를 지내던 시절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배가 드나들던 곳이다. 지금도 바다가 비좁도록 많은 배가 정박 중이다. 그 중심에 늠름하게 거북선이 서 있다. 오전에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둘러봤으나 역시 해설을 듣고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거북선은 임진왜란 당시 공격선으로 지은 것으로 적을 방어하기 위해 지붕을 덮고 그 위에 쇠꼬챙이를 심어 적이 뛰어들지 못하게 했다. 한 척에 180여 명이 탑승했는데 그중 130여 명이 노꾼이었다고. 노 하나에 서너 명이 붙어 노를 저으니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으리라. 이곳에 있는 거북선은 한강에 있던 것인데 서울시에서 통영에 기증한 것이다. 하긴 한강에 거북선은 어울리지 않는다. 있어야 할 곳을 제대로 찾아온 셈이다.

14 : 15 삼도수군 통제영의 심장 세병관

통영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삼도수군 통제영이 이곳에 설치된 이후 통제영을 줄여 통영이라 부르던 데서 시작됐다. 전라좌·우수영, 경상좌·우수영, 충청수영까지 모두 5개의 수영을 거느린 곳이 삼도수군 통제영이었으니 규모가 실로 대단했을 것이다. 지금은 당시의 건물들이 모두 없어지고 선조 38년(1605년)에 세운 통제영의 객사 세병관만이 남아 있다.

세병관은 정면 9칸, 측면 5칸의 팔작지붕으로 된 웅장한 건물이다. 모든 칸에 벽이나 문을 만들지 않고 기둥만 두어 개방된 형태다. 기둥 하나가 한 아름이 넘을 정도로 크고 웅장하다.

세병관의 서쪽 맨 앞 기둥은 햇볕을 가장 많이 받는데 오랫동안 햇볕에 노출되어 나무에 금이 가고, 홈이 패여 마치 판화를 새겨 놓은 모습이다. 아이들은 그 속에서 새나 배 등 숨은그림찾기를 하기도 한다.

세병관을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향토역사관이 자리해 있다. 통영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전시하고 있는 곳으로 이 충무공이나 임진왜란 관련 자료도 있다. 그중 재미있는 것은 공이 자신의 일기장에 수결을 연습한 것을 보여 주는 전시물이다. 수결은 오늘날 사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충무공의 수결은 한때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적도 있었다. 요즘은 자신의 이름을 주로 사용하는데 당시에는 ‘一心’을 문서 말미에 적어 넣었다.

임진왜란 전시실 외에도 삼도수군 통제영 전시실, 통제영 12공방 전시실, 선사시대 전시실, 고대·중세전시실 등이 있다. 삼도수군 통제영 전시실에는 약 300년 간 이어졌던 통제영에 관한 각종 문헌과 자료, 당시 통제영의 규모를 보여 주는 그림 등이 전시돼 있다.

15 : 15 산양일주도로 드라이브 & 수산과학관

시티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통영 앞바다에 펼쳐진 섬들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산양일주도로 드라이브다. 봉평동 해안에서 산양일주도로를 따라 천혜의 자연경관을 끼고 미륵도 일대를 돌아보는 통영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해안선이 구불구불한데 한 굽이를 돌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도로변에 심어진 동백나무마다 열매가 맺혀 꽃이 필 때와는 또 다른 감흥을 준다.

드라이브는 통영수산과학관에서 잠시 멈춘다. 과학관 내부에도 볼거리가 많겠지만 시간이 부족해 전망대에만 오른다. 길게 꼬리를 그리며 지나는 고깃배들이며 해무에 가려 아스라하게 보이는 섬 그림자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풍광에 마냥 취해 있다 보니 어느새 돌아갈 시간. 아쉬움을 뒤로하고 버스에 오른다. 다음 기회에는 저 섬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리라 마음먹으며 여정을 마무리 짓는다.

시티투어버스 Tip

★운행 정보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시티투어가 진행된다. 단 한 명이라도 출발. 요금은 어른 1만5,000원, 어린이(만 4~12세) 만원. 단체(25인 이상) 1만3,000원. 유람선 탑승료, 제승당 입장료, 점심식사비는 개별 부담. 출발은 오전 9시30분에 강구안 시티투어 안내판 앞. 오후 4시30분에 강구안 도착.

★예약 문의 통영 시티투어는 통영시청이 아니라 토영마실이라는 여행사에서 운영한다. 따라서 토영마실 홈페이지(www.tytourday.com)나 전화(055-645-8588)로 예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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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걷기/통영(2월) | 2013. 1. 20. 23:57
Posted by 그리고 가을

통영-거제 코스! 알고가셨을지도 모르지만, 서호식당안에'분소식당'추천드릴게요
도다리쑥국 맛있어요! (055-644-0495)

거제 사동면 부두쪽에 있는 평화횟집 해물 다양 싱싱하고 아구수육도 나오고
2인짜리 상 시켜먹고 남은건 싸오겠어요 055-632-5124
할머니들  진달래전 한번 시도.

통영 '한일김밥'
'오리지날'둥보 할매 김밥

활어시장 <송학횟집> 굴국 8000원

남부민동 [남포식당] 복국과 막회

 

통영 맛집 정보

걷기/통영(2월) | 2013. 1. 20. 23:09
Posted by 그리고 가을

특화섹션

매거진esc

통영의 맛나는 겨울 만나보셨나요

등록 : 2012.11.21 17:27수정 : 2012.11.22 14:09

통영 추도의 물메기 덕장. 제가 뛰놀던 바다를 바라보며 물고기들이 말라간다.

[매거진 esc] 여행
물메기탕·생대구탕·졸복국 등 지금부터 제철인 통영 별미 먹거리들

통영이 경치 아름답고 보기 드문 예향이란 사실을 모르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맛고을’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다. 빼어난 남해안 여행지 경남 통영의 볼거리를 든든히 뒷받침하는 것이, 풍성한 해산물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음식과 독특한 음식문화다. 통영 여행길은 사철 맛있지만, 겨울이야말로 최상의 맛을 발산하는 철이다. 바야흐로 겨울이다. 맛있는 통영의 겨울을 미리 만나보자.

물메기탕, 속을 달래는 데 그만이다.
타락죽처럼 부드러운 물메기탕과 담백한 생대구탕 통영 사람들은 계절마다 통과의례처럼 꼭 먹어야 하는 제철음식이 있다. 봄은 도다리쑥국이고 겨울은 물메기탕과 대구탕이다. 통영 사람들은 마치 두 음식을 챙겨 먹지 못하면 겨울을 날 수 없기라도 할 것처럼 안달이다. 통영 물메기탕보다 시원하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해장국을 나는 결코 먹어본 적이 없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 “(물메기가)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한 것처럼 술꾼들에게 명약이다. 또 조선말 이규경이 지은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의 표현처럼 “살은 타락죽(찹쌀과 우유 등을 섞어 끓인 죽)처럼 부드럽고 연하다”.

통영의 식당들이 차려내는 대구탕은 도시에서 흔히 먹는 냉동 대구탕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생대구를 써서 맑게 끓이는 통영 대구탕은 그 깊은 감칠맛으로 얼었던 몸을 순식간에 녹여버린다. 한류성 어족인 대구는 12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이다. 겨울 대구철이면 서호시장에는 큼직한 생대구들이 나온다. 즉석에서 회를 떠주기도 한다. 이때가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것이 대구회다. 제 새끼까지도 잡아먹는 포악한 성질과는 달리 대구회의 맛은 담백하고 부드럽다. 대구는 겨울 통영의 진정한 귀물이다.

술과 스트레스에 지친 속을 부드럽게 위무해주는 졸복국.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감칠맛 절정인 대구
회로도 즐길 수 있어

천국의 맛 지옥의 맛 복국“복어는 천계(天界)의 옥찬(玉饌)이 아니면 마계(魔界)의 기미(奇味)다.” <미미구진>(美味求眞)이란 책에서 인용했다는 정문기 선생의 <어류박물지>에 나오는 이야기다. 독이 있는 물고기는 대체로 맛이 좋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맹독의 복어를 탐하는 이유는 그 맛이 워낙 뛰어난 까닭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 위험한 물고기를 탐식한다. 소동파는 “복어의 신비한 맛은 생명과도 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찬양했다.

복어는 이즈음부터가 제철이고 통영은 이 땅에서 복국 문화가 가장 발달한 고장이다. 요즘 통영 복국집들의 주재료는 졸복이다. 옛날에는 까치복, 밀복, 참복 등 큰 복을 주로 썼다. 그중에서도 점밀복, 흰밀복, 흑밀복 등 밀복 종류를 많이 썼다. 하지만 요즘엔 큰 복들이 잘 잡히지 않으면서, 많이 나오는 졸복들을 쓴다. 크기는 작아도 졸복의 맛이 밀복류보다 개운하다. 겨울이면 생졸복을 쓰는 통영 복국은 그 맛이 투명하면서도 깊다. “복어를 먹으면 신통하게도 체내의 불화(不和)가 사라지고 엄동설한의 추위도 잊어버리게 한다.” 이 또한 <미미구진>에 나오는 이야기다.

큰스님도 카사노바도 즐기던 특별한 맛 조선 명종 때 스님 진묵 대사는 거침없이 한세상을 살다 간 도인이다. 스님이 전북 김제 망해사에 계실 때 곡식이 떨어지면 해산물들을 채취해서 허기를 채우곤 했다. 하루는 배가 고파 바위에 붙은 굴을 따서 드시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왜 중이 육식을 하느냐”며 시비를 걸었다. 그러자 스님은 “이것은 굴이 아니라 석화”라고 우겼다. 굴이 바위에 붙은 모습은 영락없이 돌에 핀 꽃과 같다. 석화의 유래다.

카사노바와 나폴레옹도 굴을 즐겼다. 나폴레옹은 침략전쟁터에서 카사노바는 사랑의 전쟁터에서. 하지만 굴도 먹어서는 안 되는 때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리가 피면 굴을 먹지 말라’ 했고, 일본에서는 ‘벚꽃 지면 굴을 먹지 말라’ 했다. 서양에서는 ‘r’자가 들어 있는 달에만 굴을 먹으라 했다. ‘r’자가 없는 달인 5~8월은 굴을 먹지 않는 것이 상식. 산란기인 이때는 굴에 독성이 있고 바다에도 세균들이 득실거리기 때문이다.

이 나라 굴의 70%가 통영 바다에서 나온다. 찬바람이 불면서 굴은 다시 맛이 들기 시작한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통영은 온통 굴 천지가 된다. 굴은 살이 지나치게 탱탱하거나 실하게 여물어도 좋지 않다. 그런 굴은 삶으면 푸석해진다. 굴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는 11~12월. 이때 속살이 맞춤하게 찬다. 어떤 해산물이든 바다에서 막 건져 올렸을 때가 가장 맛있다. 이즈음 통영 굴은 바다의 우유라는 수식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통영 굴 한 접시를 먹는 것은 바다의 영양을 통째로 들이마시는 일이다.

무전동의 연탄불 곰장어구이. 
크기는 작아도
맛은 더 개운한 졸복국
엄동설한 추위도 싹

입안에서 녹는 부드러운 맛 연탄불 곰장어 구이 입안에서 녹는 듯이 부드러운 곰장어 구이를 맛본 적이 있는가. 무전동 옛 통영시외버스터미널 부근 골목에 가면 이런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골목엔 아직도 연탄불로 활곰장어를 구워주는 목로들이 여러 군데 있다. 특히 소금구이 맛이 뛰어나다.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맛이다. 손질을 한 곰장어는 민물에 씻지 않고 석쇠에 올려 즉석에서 연탄불로 구워준다. 노부부가 30년을 곰장어만 구워 파는 집도 있다. 할아버지가 곰장어를 잡아서 손질해주면 할머니는 연탄불에 굽는다. 할머니는 곰장어를 구우면서 부채질을 하고 자주 뒤집어주는데, 부채질을 하는 것은 나쁜 냄새를 날려 보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무전동 골목의 연탄불 곰장어 구이를 한번 맛본 사람은 평생 그 부드러운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travel tip

2년 검증한 추천 맛집

통영에서 만 2년을 살아오며 오랫동안 맛있는 집은 숨겨 두고 지인들과만 다녔다. 대체로 유명해지면 맛도 변하고 나 또한 줄을 서서 먹는 수고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걱정이 없지 않다.

다찌 집인 대추나무(055-641-3877), 벅수실비(055-641-4684), 물보라다찌(055-646-4884), 강변실비(055-641-3225)는 예약이 필요한 집들이다.

복집은 동광식당(055-644-1112), 호동식당(055-645-3138), 만성복집(055-645-2140)이 특별하다.

대구와 물메기탕은 계절음식이라 대체로 병행한다. 대구탕은 새풍화식당(055-645-9214)이, 물메기탕은 송학횟집(055-644-2460)과 분소식당(055-644-0495)이 일품이다.

연탄불곰장어는 야간열차(055-645-9808)와 삼수갑산(055-644-4339)이 특미이고, 굴은 영빈관(055-646-8028)의 굴전과 굴국, 향토집(055-645-4808)의 굴튀김이 괜찮다.

본문에서는 다루지 못했지만 요즘 통영에 오면 한번쯤은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 멍게비빔밥(사진)이다. 멍게가(055-644-7774)는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멍게요리 전문점이다. 통영 전래의 홍합 엑기스를 소스로 사용하는 멍게비빔밥이 일품이다. 통영식 비빔밥인 나물밥도 맛깔스럽다. 풍년식당(055-645-5027)의 한정식과 명촌식당(055-641-2280)의 생선구이, 서울식당(055-642-6893)의 낙지볶음은 좋은 재료를 쓰면서도 가격과 맛이 모두 착한 식당들이다.

해산물 요리의 알파와 오메가 다찌 아무리 맛난 음식이라도 내내 한 가지만 먹는 일은 고역이다. 맛있는 해산물만 한자리에서 조금씩 다양하게 맛볼 수는 없을까. 통영에서는 가능하다. ‘다찌’가 있기 때문이다. 술만 시키면 안주는 주인이 내주는 대로 먹는 술집이 다찌다. 통영의 다찌에서는 계절마다 제철 생선회와 다양한 해산물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다찌에는 생선회와 굴, 멍게, 개불, 피조개와 뿔고둥회, 미더덕회, 볼락구이, 해초류, 생선조림, 방풍나물 등 통영 바다와 들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음식이 다 있다.

통영 사람들도 다찌의 어원은 잘 모른다. 통영문화원 김일룡 향토사연구소장은 “다찌가 일본 선술집을 뜻하는 다찌노미에서 왔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다찌에서는 시장에 나온 식재료에 따라 매일 메뉴가 바뀐다. 다찌는 본래 술값만 받고 안주 값은 안 받는 술집이었다. 술값에 안주 값이 포함되니 술값은 비싸다. 그래도 나오는 음식에 비하면 헐하다. 대체로 통영 사람들은 다양한 해산물 안주를 고루고루 조금씩 먹으며 술을 즐긴다. 다찌 문화가 유행할 수 있는 배경이다. 다찌가 유명세를 타고 다찌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문화가 조금 변했다. 관광객들은 대체로 술보다 안주를 맛보는 데 목적이 있으니, 주인으로선 기존의 방식으로는 팔아도 손해였다. 그래서 이제는 기본요금을 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다찌는 통영 해산물 요리의 알파요 오메가다.

글 강제윤 시인, <어머니전> 지은이·사진 이상희 사진작가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561658.html

 

 

대추나무 다찌집 블로깅

통영 맛집 블로그 http://blog.naver.com/sunny104?Redirect=Log&logNo=60168456007 

 

통영대전 중부고속도로(상행) 휴게소 대표음식 ㅡ 이천(곤지암소머리국밥)/음성(오리 묵은지 치즈가스)/오창(매운돼지철판찜)/인삼랜드(인삼곰탕)/덕유산(수제생등심돈가스)/함양(백연밥상)/산청(한방우(牛)불고기)/고성(비빔밥)

통영대전중부고속(하행)휴게소 대표음식ㅡ하남만남(영양부추된장보리비빔밥)/이천(양념고등어정식)/음성(복숭아소스 닭가슴살 스테이크)/오창(우보인삼설렁탕)/인삼랜드(인삼영양가마솥비빔밥)/덕유산(산채비빔밥)/함양(청국장)/산청(한방약초비빔밥)/고성(해물순두부)

 

한겨레에서 추천한, 2년 검증한 통영의 추천 맛집들은 김 서방도 강력 추천합니다. 특히, 다찌 집인 대추나무/벅수실비/물보라다찌/강변실비, 연탄불 곰장어 집인 야간열차/삼수갑산, 멍게비빔밥 집인 멍게가는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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