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백조의 호수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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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 의상의 발레리나 펼치는 아름답고 신비한 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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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
지그프리드 왕자의 성인식 축하연을 준비 중인 곳에 왕자와 개인교사 볼프강이 나타나자 연회가 시작된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왕비가 왕자에게 내일 무도회에서 신붓감을 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윽고 마을 사람들은 돌아가고 왕자는 백조사냥에 나선다.
[제2막]
악마 로트바르트의 페허가 되어버린 성이 보이는 호숫가에 백조들이 날아든다. 그곳에서 우연히 백조가 아름다운 소녀로 변신하는 것을 목격한 벤노 등은 몹시 놀란다. 그 이야기를 듣고 왕자가 활을 쏘려고 하는데, 이때 페허에 오데트가 빛을 발하면서 나타난다. 오데트는 자신이 악마의 마법에 걸려 밤에만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서글픈 사연을 하소연한다. 그리고 마법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직 왕자님의 진정한 사랑뿐이라고 말한다. 이윽고 날이 밝아오자 두 연인은 아쉬운 작별을 하고 사라지는 백조들 위로 불길한 새 한 마리가 맴돌고 있다.
[제3막]
무도회가 시작되자 왕비와 왕자가 입장한다. 그리고 여섯 명의 신부 후보들이 춤을 마치자 왕비는 왕자에게 마음에 드는 신붓감이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이때 팡파르가 울리면서 기사로 변장한 로트바르트와 오데트로 변장한 그의 딸 오딜로가 등장한다. 오딜로를 오데트로 착각한 왕자가 오딜로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바로 그때 오데트가 창가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악마의 계략에 넘어간 것을 깨닫지만 때는 이미 늦어 왕자는 백조를 쫓아 호수로 달려간다.
[제4막]
어둠이 짙게 드리운 가운데 백조들이 오데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때 몹시 실망한 오데트가 인간의 모습으로 호수에 몸을 던지려고 한다. 바로 그때 왕자가 달려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랑을 맹세한다. 여기에 로트바르트가 나타나 오딜로와의 결혼을 요구하지만 백조들이 날이 밝기 전에 모두 자살할 결심임을 알고 사라진다. 오데트는 폐허 꼭대기에서 춤을 추다 몸을 던진다. 그 뒤를 따라서 왕자도 몸을 던진다. 그 순간 호수 위를 맴돌던 악마 로트바르트가 몸을 던지고, 동시에 악마의 성도 무너져 내린다. 이제 두 사람의 뜨거운 사랑에 악마의 마법도 풀린 것이다. 악마의 사슬에서 벗어난 두 연인은 영원한 행복의 나라를 향해 여행을 떠난다.
백조는 영혼의 화신으로 믿어지고 있는데, 또한 백조가 우아한 곡선을 그리면서 목욕하는 모습은 사람들을 무의식 속에 잠재하는 에로틱한 몽상으로 이끈다.
제1회 대한민국 발레축제’가 지난 6월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로 첫 공연을 시작했다. 국립민간단체가 국내최초로 펼치는 이번 발레축제는 한국 4대 직업발레단이 최고의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젊은 안무가들의 창작능력을 선보이는 발레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첫 서막을 열게 된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고귀함의 결정체인 ‘백조’의 섬세한 매력과 무대예술의 극적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발레 ‘백조의 호수’는 스토리가 명확하여 처음 발레를 접하는 이들에게도 큰 매력을 안겨준다. 또한 기승전결의 구도가 뚜렷하고 극의 클라이막스 부분에 나타나는 정교한 음악은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발레 ‘백조의 호수’의 관전 포인트는 극적인 장면연출과 섬세한 동작의 예술성,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적 이해도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어느 것 하나라도 빠뜨린다면 작품의 완성도와 가치는 떨어져, 보는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겨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이 모든 것에 심혈을 기울였고 온 정성을 쏟아 부었다. 무용수들의 기량은 날로 성숙되고 무대미술과 음악적 완성도는 작품의 힘을 불어넣는다. 그 가운데 무대와 의상은 옐로우와 블랙, 브라운의 컬러조합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살려냈다. 뚜렷하게 드러낸 화려한 금빛이 아닌 세 개의 컬러 포인트로 잔잔함과 모던한 느낌을 적절히 배합시켰다. 훨씬 부드럽고 짙은 감성적 매력을 드러냈다.
발레 ‘백조의 호수’의 기본적인 안무는 상체를 숙이고 아라베스크를 하며, 두 팔을 뒤로 늘어뜨리고 한쪽 다리만 구부린 에뛰두드 동작이다. 또한 두 손을 위로 올리고 손등을 맞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동작들은 발레 ‘백조의 호수’가 지금까지 전파되어 오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만큼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최고의 것들로 꾸며진 작품이 바로 ‘백조의 호수’다.
이번 작품의 최대 기여자는 발레리나 김지영이다. 그녀가 누구인가. 그 옛날 ‘백조의 호수’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던 무용수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그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한층 더 성숙된 무대 카리스마와 캐릭터 이해의 완성도를 더해 관객을 압도했다. 특히 그녀는 이번 무대에서 백조(오데트), 흑조(오딜)의 두 가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무대 위에서 여유가 흘러 넘쳤으며, 한 동작 한 동작마다 근육의 섬세한 움직임까지 조절했다. 지금은 그녀의 무용이 절정에 다다랐다. 더구나 동작의 이해도도 빨라져 음악과 혼연일체가 되었다.
발레리나 김지영은 ‘백조의 호수’ 동작을 이해하는데 있어 한국에서 몇 안 되는 무용수다. 그만큼 수없이 많은 '백조의 호수'에 출연하며 연기를 펼쳐왔고, 이 부분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도 잘 안다. 하지만 모든 무용수들이 그렇지만은 않다. 동작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대와 음악, 그리고 자신의 신체와 리듬감을 파악해 하나로 통일시켜야 한다. 발레리나 김지영은 이 모든 것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무용수다.